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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8/09 03:51:04
Name 스폰지뚱
Subject [일반] 조스의 등지느러미 출현 : 스티븐 미란이 연준 이사에 지명
저는 4달 전에 아래와 같은 글을 자게에 올렸었습니다.

[일반] 글로벌 무역체제 재구성: '미란 보고서'와 트럼프 경제·무역정책
https://www.pgr21.co.kr/freedom/104036

너무 무지막지하게 길어서 끝까지 읽으신 분은 별로 없었으리라 생각하는데, 반성하는 중이구요. 당시에 글을 쓰면서 혹시나 이런 사람이 미국 연준에 합류한다면, 그리고 제롬 파월을 대신해서 트럼프 정부의 FOMC 수장이 된다면? 이라는 상상을 좀 했었더랬습니다. 

왜냐면 트럼프 정부의 대외 무역, 경제 정책이 2024년 11월에 발표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이 쓴 이른바 미란 보고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구성을 위한 사용자의 가이드』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e Global Trading System)와 광범위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거든요. 이 보고서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2020~21년 재무부 경제정책 고문을 지낸 스티븐 미런이 작성했으며, 그는 2025년 3월부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르 활동해 왔습니다. 

한 번 위의 글을 찾아가 읽어보시는 것도 좋지만 바쁘시다면 다시 한 번 간단히 언급해 볼까 합니다.

====

미란 보고서는 관세를 단순히 보호주의 수단이 아닌, 무역 불균형 교정 및 협상 지렛대로 인식합니다. 관세는 “미국이 상대국에 협조를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또한, 과도한 관세는 국내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는데, 그는 2018~2019년의 미중 무역전쟁 사례에서처럼, 관세 부과는 종종 상대국의 통화가치 하락(환율상쇄)을 유발해 관세로 인한 국내 인플레이션 효과를 억제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때 실질적 부담은 수출국(중국 등)으로 이전됩니다.

미란은 일시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점진적 인상(Graduated Implementation) 및 대상별 예외 설정 등 설계를 제안합니다. 이는 갑작스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전략일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충격을 줄이는 점도 고려하게 됩니다. 가혹한 관세 협상을 강요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나가는 것이죠. 

특히, 동맹국에 대한 과도한 관세 요구와 대상 국가간 차등적 협상안 제시, 안보비용 분담 요구, 관세와 내국 세제 조정 등 다중적인 정책 도구들의 중심으로 관세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란의 구상을 정책 기반으로 삼아, 관세와 환율 정책을 연계하여 무역적자 해소, 제조업 리쇼어링, 동맹국에 대한 추가 압박, 에너지 정책과의 연계 등 폭넒은 경제 정책 목표 달성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세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 우려를 낳을 수 있지만, 공급측 완화 정책(규제완화, 에너지 생산 확대 등)과 병행하면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실제 정책 방향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

이번에 연준의 임시 이사 자격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아마도 그가 트럼프 현 정부에서 제롬 파월의 후임자로 발탁될 것인가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상당히 낮은 가능성으로 평가되지만, 요즘이 하루 앞도 알기 어려운 시절인지라 안심할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트럼프 관세 정책을 필두로 상당한 부분에서 백악관 내에 경제 이론을 심어놓는데 성공해 온 듯 하고 임기가 2026년 5월까지로 되어 있는 제롬 파월의 후임자 논의가 본격화 된다면 그의 이름이 상단에 올라설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연준 의장이 된다면 연준의 독립성만큼은 절대적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건데요. 대통령 권력을 빌려 연준을 본격적으로 뜯어고치는 일에 착수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임명이 조스의 등지느러미가 수면 위로 나타나면서 음산한 음악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공포감이 고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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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09 07:29
수정 아이콘
트럼프가 대법관을 하나둘씩 갈아치우면서 사법부를 장악하고 선거를 통해 의회장악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연준까지 장악하려고 하는 군요. 미국을 지탱하던 정치철학, 견제과 균형의 원칙이 이렇게 무너지나 싶습니다. 트럼프도 트럼프인데 과연 다음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과연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설마 밴스가 다음...?)
아프락사스
25/08/09 07:49
수정 아이콘
누가 연준의장이 되는지는 연준의 독립성을 별로 해치지 않습니다. 연준의장이 미란이 된다해도 그가 FOMC에서 금리를 바꾸기위해 행사할 수 있는 표는 한표이고 다른 11명은 전임대통령에 의해 임명되어 임기가 보장되거나 민간의 연방준비은행 출신입니다. 미친놈이 임명되면 FOMC에서 다른 투표권자들이 이에 반발할꺼고, 실제로 그렇게 하리라고 입장도 발표했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25/08/09 11:24
수정 아이콘
다른 투표권자도 바꾸거나 회의에 못나오게 할수 있긴 합니다.

시스템을 때려부수고 계신 분인지라 누가 연준의장이 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요....
아프락사스
25/08/10 00:51
수정 아이콘
대통령은 임기동안 FOMC의 12명의 투표권자 중 2명만 임명가능합니다. 어떻게 바꾼단거죠?
소독용 에탄올
25/08/10 02:04
수정 아이콘
결원이 생기는 방식은 임기만료만 있는게 아니죠.
당장 잡혀들어가거나 추방되면 대체자 임명 할건데요.

당장 시스템을 때려부수려는데 시스템에 따를거라고 믿어줄 수 있는가가 문제니까요.
스폰지뚱
25/08/10 16:24
수정 아이콘
그러한 안전장치들이 있고 그것이 제대로 '사람'에 의해 지켜진다는 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시스템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의 근본인데 지금은 그것에 군데군데 균열이 가고 있어서 마냥 안심하기는 위험하다 - 라는 것이 제 우려입니다. 안전장치가 있어도 결국 system overide 스위치를 켜는 것은 사람이니까요.
시드라
25/08/09 08: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미국판 윤XX죠

근데 이미 1번 해봐서 어떻게 해야 내 뜻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지 아는 사람입니다

역사를 보면 당시 최강대국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무너지던데 우리가 지금 그 초입을 경험하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요즘들어 제법 듭니다

그리고 최강대국이 무너지면 다른나라는 생존난이도가 훨씬 중가하지요...
스폰지뚱
25/08/10 16:25
수정 아이콘
머잖아 미국제국 쇠망기 가 쓰여질 수도 있겠죠.
No.99 AaronJudge
25/08/09 11:56
수정 아이콘

어디서 들어봤다 싶었는데 그 미란이였군요

아;;;
안군시대
25/08/09 13:31
수정 아이콘
그나마 미란보고서는 경제학자답게 관세가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서 짜낸 결과물인데, 트럼프는 그것마저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관세로 국제정세, 전쟁, 외교, 나아가 내정간섭까지도 다 할 수 있는 무안단물로 받아들인듯 합니다.
25/08/09 14:34
수정 아이콘
역시 미란중 최고는 장미란 누님...
스폰지뚱
25/08/10 16:26
수정 아이콘
흐흐흐.
임전즉퇴
25/08/09 15:29
수정 아이콘
조스의 지느러미 = 미란의 크고 아름다운 뿔
나른한우주인
25/08/09 16:24
수정 아이콘
연준의 독립성을 뜯어고치는게 미귝이 가장 원하는거긴 하지만, 반대로 연준이 가장 싫어하는거죠.
누가 되건 그런 일은 안일어날겁니다.
허락해주세요
25/08/09 21:10
수정 아이콘
파월도 트럼프가 임명한 자 아닌가요.
베라히
25/08/09 22:50
수정 아이콘
그 때는 기존 공화당의 입김이 많이 반영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스폰지뚱
25/08/10 16:27
수정 아이콘
찾아보면 트럼프는 늘상 파월을 깎아내리고만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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